집주인이 "잔금 빌려줄게"…'매도인 금융'은 대체 뭘까
매도인 금융이 대체 뭔가요?
보통 집을 살 때 매수인은 계약금 → 중도금 → 잔금 순으로 돈을 치르고, 잔금을 다 낸 뒤에야 소유권을 넘겨받아요. 그런데 요즘 대출 한도가 확 줄면서, 매수인이 잔금 일부가 부족한 상황이 자주 생겨요.
이때 매도인이 "모자란 돈은 내가 빌려줄게" 하고 매수인에게 그 금액을 대여해주는 게 매도인 금융이에요. 매수인은 은행 대신 매도인에게 시중 금리 수준의 이자를 내기로 하고, 매도인은 판 집에 후순위 근저당권을 걸어 나중에 돈을 확실히 받을 안전장치를 마련해요.
정리하면 "집을 넘겨주되, 못 받은 돈은 그 집을 담보로 잡고 나중에 받는다"는 구조예요. 은행이 하던 대출을 매도인이 대신 해주는 셈이라 '셀러(매도인) 파이낸싱(금융)'이라고 불러요.
실제로 이렇게 굴러가요 (숫자 예시)
최근 화제가 된 29억 원짜리 아파트 거래를 예로 들어볼게요. 언론에 보도된 구조는 이랬어요.
| 단계 | 비율 · 금액 | 내용 |
|---|---|---|
| 계약금 | 10% · 약 3억 | 계약 시 지급 |
| 중도금 | 40% · 약 11억 | 지급 후 소유권 먼저 이전 |
| 잔금 | 50% · 약 15억 | 매도인에게 빌린 상태로 두고, 정해진 날까지 갚기로 |
매수인은 전체의 절반만 실제로 내고 집 명의를 먼저 가져왔어요. 남은 절반은 매도인에게 빚으로 남고, 매도인은 그 채권을 지키려고 채권최고액 약 17.8억 원짜리 근저당권을 그 집에 설정했어요. 매수인이 약속한 날까지 갚지 못하면, 매도인은 이 근저당으로 집을 경매에 넘겨 돈을 회수할 수 있어요.
왜 갑자기 이런 거래가 늘었을까
매도인 금융은 새로운 발명품이 아니에요. 대출이 강하게 막힐 때마다 강남 고가주택 시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했어요. 2020년 15억 초과 주담대 금지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요.
2025년 10·15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15억 초과 4억 원, 25억 초과 2억 원으로 묶였어요. 여기에 편법으로 쓰이던 사업자 대출까지 당국이 전수 검증에 나서면서, 수십억 현금을 스스로 마련하지 못하면 상급지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어요.
문제는 시장 구조예요. 강력한 대출 규제로 유주택자(갈아타기 수요)의 진입이 막히자, 고가 아파트를 살 수 있는 건 무주택자뿐인 구조가 됐어요. 그런데 정작 수십억 현금을 쥔 무주택자는 드물어요. 여기에 토지거래허가제의 실거주 의무까지 겹치면, "전세 낀 저가 매물은 유주택자가 못 사고, 실입주 고가 매물은 무주택자가 감당 못 하는" 교착이 생겨요.
그래서 급하게 팔아야 하는 다주택자(세금 부담 탈출)와 현금이 조금 부족한 무주택 매수자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서, "집주인이 2~3억쯤 빌려주고 근저당 잡고서라도 파는" 거래가 다시 고개를 든 거예요.
"가족끼리만 되는 것 아니냐"는 오해
많은 분이 "특수관계(가족·친척)여야 가능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정반대예요. 매도인 금융은 원래 남남 사이(제3자 간)에서 더 자유롭게 이뤄져요. 강남에서 실제로 오간 거래들도 대부분 서로 모르는 매수·매도인 사이였어요.
개인끼리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금전 대차는 사적 자치의 영역이라, 이자를 정상적으로 주고받고 근저당을 제대로 설정하면 그 자체로 불법이 아니에요. 오히려 가족·특수관계인끼리 할 때 세금 문제가 훨씬 까다로워져요. 다음 장에서 이 부분을 짚을게요.
그럼 세금과 리스크는? (여기가 핵심)
불법은 아니지만, 대충 하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 있어요. 꼭 챙겨야 할 4가지예요.
① 이자를 진짜로 주고받아야 해요. 서류상으로만 빌린 척하고 이자를 안 내면, 세무서는 그 돈을 빌린 게 아니라 그냥 받은 것(증여)으로 볼 수 있어요. 이자·원금이 실제로 계좌이체로 오간 기록이 남아야 해요.
② 가족·특수관계라면 '저리 대여'를 조심하세요. 세법은 특수관계인끼리 돈을 무이자나 아주 낮은 이자(기준 연 4.6%)로 빌려주면, 덜 받은 이자만큼을 증여로 봐요. 다만 그 이익이 연 1,000만 원 미만이면 과세하지 않아요. 무이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대략 원금 2.17억 원까지는 무이자로 빌려줘도 증여세 문제가 안 생기는 셈이에요. 그 이상을 무이자로 넘기면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어요.
③ 자금조달계획서·자금출처를 철저히 소명하세요. 고가주택 거래는 자금조달계획서 제출과 사후 검증이 따라와요. "매도인에게 빌렸다"는 사실을 차용증·근저당 등기·이자 이체 내역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부족한 돈의 출처를 의심받아요.
④ 빌려준 매도인도 세금이 있어요. 매도인이 받는 이자는 이자소득(비영업대금 이익)이라 세금이 붙고, 금액에 따라 종합과세될 수 있어요. "이자 좀 받는 거니까 괜찮겠지" 하고 신고를 빠뜨리면 나중에 문제가 돼요.
규제 우회일까, 시장이 만든 풍경일까
이 거래를 두고 시각이 갈려요. 한쪽에서는 "대출 규제를 사실상 우회하는 방법"이라며 비판해요. 정부가 고가주택 대출을 조인 취지를 개인 간 사금융으로 비켜간다는 지적이에요. 다른 쪽에서는 "현행법상 불법이 아니고, 오히려 과도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가 거래를 얼어붙게 만든 결과"라고 봐요. 정상적으로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돈을 못 구하니 어쩔 수 없이 나온 방식이라는 거죠.
부비는 어느 편을 들기보다, 사실만 정확히 전할게요. 매도인 금융은 제도상 금지된 거래는 아니지만, 자금 소명과 세무 처리를 허술하게 하면 증여세·가산세라는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식이에요. 대출이 막힌 시장에서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는 있어도, "이자·근저당·신고"라는 세 가지를 정석대로 갖춰야 안전해요.
정리하면
매도인 금융은 매도인이 은행 역할을 대신해 잔금을 빌려주고, 그 집에 근저당을 잡는 거래예요. 대출이 강하게 막힐 때마다 반복 등장하고, 특수관계가 아니어도 남남 사이에서 더 자유롭게 이뤄져요. 다만 이자를 실제로 주고받고, 근저당을 등기하고, 자금출처를 소명하는 세 가지를 지키지 않으면 세금 리스크가 커져요. 특히 가족끼리라면 무이자 2.17억 원 선을 기억하세요.
거래 구조나 세금이 헷갈릴 땐 우측 하단 부비에게 물어보세요. 내 상황에 맞게 짚어드려요. 🌤️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용이며, 세법·대출 규제·조정대상지역 지정은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실제 거래·신고 전에는 반드시 세무사·법무사 등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세요. 개별 거래의 적법성·과세 여부는 사안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어요.
